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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 긁는 '코브러싱', 점막 떼는 '조직 검사' 대체할까?..."면역세포 검출 깊이 달라"
솔로 코안을 문질러 검체를 채취하는 '코브러싱'과 점막 조각을 직접 떼어내는 '조직 검사', 두 방법으로 얻은 검체가 서로 다른 세포 구성과 면역 특성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나민석 교수와 연세대 의과대학 김경엽 박사과정생 연구팀은 동일한 환자의 코 점막에서 두 가지 방식으로 각각 채취한 검체를 비교해 이 같은 사실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는 코로나19 이후 코 점막 면역 연구가 활발해진 가운데, 통증과 부담이 적은 코브러싱이 어떤 상황에서 유용하고 어떤 한계가 있는지를 처음으로 명확히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구팀은 같은 환자의 동일한 코 부위에서 두 가지 방식으로 검체를 각각 채취한 뒤, 두 가지 분석 기법을 적용했다. 하나는 세포 하나하나의 유전자 활동을 읽어내는 '단일세포 RNA 시퀀싱', 다른 하나는 레이저로 세포 표면의 특성을 구별하는 '유세포 분석' 기법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코 점막을 이루는 세포들이 각 검체에서 어떤 종류로, 얼마나,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세밀하게 비교했다.
분석 결과, 코브러싱은 점막 표면의 세포와 과거 감염을 기억해 두었다가 재감염 시 빠르게 반응하는 '기억 T세포'를 채취하는 데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점막 깊은 곳에 자리한 세포들, 예를 들어 조직을 지탱하는 섬유아세포, 혈관을 이루는 혈관세포, 항체를 만드는 B세포 등은 조직 검사에 비해 훨씬 적게 검출됐다. 솔로 표면만 긁어내는 방식인 만큼, 구조적으로 깊은 층까지 닿기 어렵기 때문이다.
면역세포인 T세포의 반응에서도 두 검체 간 차이가 확인됐다. 특히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직접 공격하는 T세포가 코브러싱 검체에서 조직 검사보다 현저히 적게 검출됐다. 다시 말해, 코브러싱 검체만으로 바이러스 감염 여부나 점막 깊숙한 곳의 면역 상태를 판단하면 실제보다 면역 방어 능력이 약한 것처럼 잘못 평가될 수 있다는 뜻이다.
나민석 교수는 "코브러싱은 점막 표면의 세포 변화와 면역 반응을 간편하게 평가하는 데 유용한 방법"이라면서도, "점막 깊은 층의 세포 구성이나 특정 면역 반응을 정확히 파악하려면 조직 검사가 더 적합할 수 있으므로, 연구 목적에 맞게 검체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2월 국제학술지 '알레르기 및 임상면역학 저널(Journal of Allergy and Clinical Immunology)'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