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형외과 전문의 김윤엽 원장

오십견, 석회성건염·어깨충돌 증후군과 구분 필요

재발 방지 위한 휴식, 가벼운 스트레칭 필수

갑작스러운 어깨 통증이 찾아오면 많은 사람들이 흔히 '오십견'을 떠올린다. 그러고는 나이가 들어서 자연스레 찾아온 병이라고 생각해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실제로는 어깨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은 오십견 말고도 많다. 특히 '석회성건염'은 극심한 통증을 일으키기도 하고, '어깨충돌 증후군'과 함께 어깨 통증을 지속시키는 악순환을 유발하기도 한다.

두 질환 모두 증상이 오십견과 비슷해 혼동하기 쉽지만, 치료 접근법은 완전히 다른 질환이다. 이에 정형외과 전문의 김윤엽 원장(이어나정형외과의원)은 "진단이 지연되면 만성화되거나 치료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에, 어깨 통증이 지속된다면 주저하지 말고 정형외과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고, 그에 맞는 개인별 맞춤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일상에 큰 불편을 초래하고 극심한 고통을 유발하는 '석회성건염'과 '어깨충돌 증후군'에 대해 김 원장에게 자세히 물었다.

Q. 석회성건염은 어떤 질환인가요?
석회성건염은 어깨를 움직이는 힘줄인 회전근개 내부에 석회(칼슘) 물질이 침착되어 염증과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입니다.

주로 40~50대에서 많이 발생하며,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갑자기 나타나는 극심한 통증입니다. 특히 통증이 매우 심해서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하거나, 팔을 들어 올릴 때 찌르는 듯한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을 방문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Q. 어깨충돌 증후군은 무엇이며, 석회성건염과는 어떤 관련이 있나요?
어깨충돌 증후군은 어깨 관절을 덮고 있는 견봉이라는 뼈와 그 아래를 지나가는 회전근개 힘줄이 어깨를 움직일 때 서로 부딪히면서 염증과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입니다. 석회성건염과 충돌 증후군은 모두 회전근개 힘줄과 관련이 깊습니다.

충돌 증후군으로 인해 힘줄에 만성적인 자극과 염증이 생기면 석회침착이 발생할 수 있고, 반대로 석회가 힘줄의 공간을 차지하여 충돌 증상을 악화시킬 수도 있어 서로 연관성을 가집니다.

Q. 어깨 통증이 있을 때, 석회성건염이나 충돌 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는 특징적인 증상은 무엇인가요?
석회성건염은 앞서 말씀드린 대로 갑자기 찾아오는, 칼로 찌르는 듯한 극심한 통증이 특징이며, 팔을 전혀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아픈 경우도 많습니다.

반면 충돌 증후군은 팔을 옆으로 들거나 위로 올릴 때 특정 각도(60~120도 사이)에서 통증이 심해지는 '통증 아크'가 나타나고, 팔을 내릴 때 통증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습니다. 어깨에서 삐걱거리는 소리가 나거나 밤에 아파서 돌아눕기 힘든 증상도 흔합니다.

Q. 진단은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환자분의 증상 청취와 신체 검진이 기본입니다. 이후 X-ray 촬영은 뼈의 형태나 석회침착 여부를 확인하는 데 매우 유용합니다. 특히 석회성 건염은 X-ray만으로도 석회의 위치와 크기를 명확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힘줄의 손상 여부나 염증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초음파 검사가 비침습적이면서도 실시간으로 확인이 가능하여 많이 사용됩니다. 더 정밀하고 복합적인 문제를 진단하거나 힘줄 파열 정도를 정확히 파악해야 할 때는 MRI(자기공명 영상) 검사를 시행하여 두 질환을 감별하고 동반된 다른 문제까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Q. 석회성건염에서 석회는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흡수되기도 한다던데요?
네, 맞습니다. 석회성건염의 석회는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적으로 형성되었다가 흡수되는 과정을 거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통증이 가장 심한 시기가 석회가 흡수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염증 때문인 경우도 흔합니다.

하지만 모든 경우에 해당되는 것은 아닙니다. 석회의 크기가 매우 크거나, 침착된 기간이 오래되어 단단하게 굳어진 경우, 또는 통증이 극심하게 지속되는 경우에는 자연 흡수를 기대하기 어렵고 적극적인 치료나 제거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Q. 치료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대부분의 석회성건염과 충돌 증후군 환자는 비수술적 치료만으로도 충분히 호전될 수 있습니다. 특히 급성기에 통증이 심한 석회성건염의 경우 소염진통제 복용, 주사 치료(스테로이드 주사, 체외충격파)를 통해 빠르게 통증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충돌 증후군 역시 초기에는 소염제, 물리치료, 도수치료, 운동치료, 그리고 주사 치료 등으로 염증을 줄이고 어깨 기능을 회복시키는 데 중점을 둡니다. 환자분과 의사의 협력이 중요합니다.

Q.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언제인가요?
수술은 비수술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통증이 지속되거나, 기능 제한이 심해 일상생활이 어렵고, 힘줄의 파열이 진행되거나 회전근개 파열이 동반된 경우에 고려합니다.

석회성건염의 경우 비수술 치료에도 불구하고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큰 석회는 관절 내시경을 통해 제거할 수 있습니다.

충돌 증후군의 경우에도 뼈의 모양을 다듬거나 염증 부위를 정리하는 수술을 시행하기도 합니다. 대부분 관절경 수술을 통해 이루어지며, 최소 침습적이라 회복이 빠르지만, 완전한 회복까지는 수개월의 재활 기간이 필요하며 환자의 노력 여하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Q. 두 질환 모두 재발 가능성이 있나요? 예방법은 없을까요?
안타깝지만 재발 가능성이 있는 질환입니다. 특히 잘못된 자세나 생활 습관이 개선되지 않으면 재발 위험이 높습니다.

재발을 줄이기 위해서는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어깨에 무리가 가는 반복적인 동작이나 과도한 사용을 피해야 합니다. 또한 어깨 주변 근육, 특히 회전근개와 견갑골 안정화 근육을 강화하는 꾸준한 운동이 매우 중요합니다.

정기적인 스트레칭과 적절한 운동도 어깨의 유연성과 근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Q. 평소 어깨 통증이 있을 때 휴식과 운동, 어떤 것이 도움 될까요?
통증의 양상에 따라 다릅니다. 극심한 통증, 특히 급성 석회성건염으로 인한 통증의 경우에는 통증이 가라앉을 때까지 초기에는 충분히 쉬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만성적인 통증이나 충돌 증후군 같은 경우에는 무작정 쉬는 것보다는 통증이 유발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스트레칭과 약한 근력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문 의료진과 상의하여 본인에게 맞는 운동 프로그램을 처방받고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장기적인 어깨 건강에 훨씬 도움이 됩니다. 다만 무리한 운동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Q. 석회성건염이나 충돌 증후군 예방을 위한 생활 습관이 있다면요?
어깨 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특히 컴퓨터 작업이나 스마트폰 사용 시 어깨가 앞으로 굽지 않도록 주의하고, 장시간 같은 자세를 취하는 것은 좋지 않으며, 틈틈이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무거운 물건을 들 때는 어깨에 부담이 가지 않도록 몸 가까이 붙여 들고, 머리 위로 물건을 올리는 동작은 최소화하는 것이 좋습니다.

운동 습관도 예방에 큰 도움이 됩니다. 특히 운동 전후로는 충분한 스트레칭을 해주고, 운동은 어깨 주변 근육 강화 위주로 해주면 좋습니다. 이런 운동을 꾸준히 하여 근육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유연성을 유지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Q. 마지막으로 어깨 통증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에게 전할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어깨 통증은 많은 분들이 '오십견'이라고 자가 진단하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석회성건염이나 충돌 증후군, 심지어 회전근개 파열 등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으며, 진단이 지연되면 만성화되거나 치료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어깨 통증이 지속된다면 주저하지 말고 정형외과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고, 그에 맞는 개인별 맞춤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